8조 모은 중국 SMIC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따라오기 어려운 이유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가 앞으로도 대만 TSMC와 파운드리 양강 구도를 이어갈 수 있을까?
중국 파운드리기업 SMIC가 자본을 확충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도 이른 시일 안에 삼성전자 등 선도기업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SMIC는 기업공개(IPO)로 대규모 자본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 등 국제관계에 따른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SMIC는 16일 중국 벤처기업 증시 커촹반에 상장해 462억9천만 위안(8조 원가량)을 모았다. 이 가운데 40%를 14나노급 공정 생산시설 확대에 투자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14나노급 공정은 현재 SMIC 상용 공정 가운데 가장 기술 수준이 높지만 1분기 기준 SMIC 매출 1.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SMIC는 14나노급 공정의 비중을 더욱 키워 더 미세한 공정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MIC가 이처럼 14나노급 공정을 확대해도 정작 반도체 일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받는 반도체 관련 제재안이 시행을 앞뒀기 때문이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SMIC 14나노급 공정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9월부터 시행할 제재안에 따르면 미국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기업들은 화웨이의 반도체를 생산할 때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허가를 내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SMIC도 이런 제재안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반도체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기관 크레디트스위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기업 40%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등 미국기업의 장비를 사용한다. 또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 미국기업 소프트웨어의 사용률은 85%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문사 번스타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 일본, 대만 기업들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 장비에 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중국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IT매체 아난드테크도 “미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파운드리는 화웨이를 고객으로 유치할 수 없을 것”이라며 “SMIC조차도 화웨이 공급이 금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파운드리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인 미세공정에 관해서도 SMIC의 전망은 밝지 않다.
SMIC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나 대만 UMC 등 기존 파운드리기업과 달리 7나노급 이하 미세공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7나노급 이하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극자외선 장비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노광 공정에서 불화아르곤레이저 등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통해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데 기여한다.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현재 네덜란드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ASML이 SMIC에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어 좀처럼 허가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토요게이자이는 “SMIC는 당초 2019년 말 극자외선 장비를 반입하기로 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기업에 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SMIC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MIC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예상 밖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과 대립이 더욱 격화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반도체산업 투자 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멀리 보면 SMIC 등 중국 파운드리기업의 일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기술매체 EE타임스는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은 2015년 736개에서 2017년 1780개로 급증했다”며 “반도체 공급망의 혼란은 SMIC와 화홍 등 중국 파운드리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웨이를 제외한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퀄컴, 애플,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 삼성전자 또는 TSMC에 일감을 주는 세계적 반도체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MIC가 단기간에 삼성전자 등 선두 파운드리기업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는 2020년 2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시장 점유율 4.8%로 5위에 머물렀다. TSMC와 삼성전자는 각각 점유율 51.5%, 18.8%를 보이며 1위와 2위를 유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중국 파운드리기업 SMIC가 자본을 확충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도 이른 시일 안에 삼성전자 등 선도기업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SMIC가 이른 시일 안에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SMIC는 기업공개(IPO)로 대규모 자본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 등 국제관계에 따른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SMIC는 16일 중국 벤처기업 증시 커촹반에 상장해 462억9천만 위안(8조 원가량)을 모았다. 이 가운데 40%를 14나노급 공정 생산시설 확대에 투자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14나노급 공정은 현재 SMIC 상용 공정 가운데 가장 기술 수준이 높지만 1분기 기준 SMIC 매출 1.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SMIC는 14나노급 공정의 비중을 더욱 키워 더 미세한 공정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MIC가 이처럼 14나노급 공정을 확대해도 정작 반도체 일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받는 반도체 관련 제재안이 시행을 앞뒀기 때문이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SMIC 14나노급 공정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9월부터 시행할 제재안에 따르면 미국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기업들은 화웨이의 반도체를 생산할 때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허가를 내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SMIC도 이런 제재안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반도체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기관 크레디트스위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기업 40%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등 미국기업의 장비를 사용한다. 또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 미국기업 소프트웨어의 사용률은 85%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문사 번스타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 일본, 대만 기업들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 장비에 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중국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IT매체 아난드테크도 “미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파운드리는 화웨이를 고객으로 유치할 수 없을 것”이라며 “SMIC조차도 화웨이 공급이 금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파운드리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인 미세공정에 관해서도 SMIC의 전망은 밝지 않다.
SMIC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나 대만 UMC 등 기존 파운드리기업과 달리 7나노급 이하 미세공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7나노급 이하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극자외선 장비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노광 공정에서 불화아르곤레이저 등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통해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데 기여한다.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현재 네덜란드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ASML이 SMIC에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어 좀처럼 허가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토요게이자이는 “SMIC는 당초 2019년 말 극자외선 장비를 반입하기로 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기업에 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SMIC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MIC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예상 밖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과 대립이 더욱 격화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반도체산업 투자 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멀리 보면 SMIC 등 중국 파운드리기업의 일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기술매체 EE타임스는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은 2015년 736개에서 2017년 1780개로 급증했다”며 “반도체 공급망의 혼란은 SMIC와 화홍 등 중국 파운드리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웨이를 제외한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퀄컴, 애플,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 삼성전자 또는 TSMC에 일감을 주는 세계적 반도체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MIC가 단기간에 삼성전자 등 선두 파운드리기업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는 2020년 2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시장 점유율 4.8%로 5위에 머물렀다. TSMC와 삼성전자는 각각 점유율 51.5%, 18.8%를 보이며 1위와 2위를 유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2020-07-19 06:01:39Z
https://news.google.com/__i/rss/rd/articles/CBMiPWh0dHA6Ly9tLmJ1c2luZXNzcG9zdC5jby5rci9CUD9jb21tYW5kPW1vYmlsZV92aWV3Jm51bT0xODc5NTLSAQA?oc=5
52782551345534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8조 모은 중국 SMIC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따라오기 어려운 이유 - 비즈니스포스트"
Posting Komen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