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휘스턴 모닝스타 연구원은 "테슬라의 가장 좋은 업적 중 하나는 비록 실패하더라도 바람직한 순수 전기차에 대한 실제 수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 다른 회사의 경영진들도 순수 전기차를 더 광범위하게 추구하도록 고무시켰다. 순수 전기차는 여전히 더 낮은 가격대에 도달해야 하지만 테슬라와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현재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2015년경 애플 출신 인재들 150여명을 테슬라에 영입했다. 당시 외신들은 이들이 테슬라에 합류하기로 한 이유로 머스크 CEO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잡스처럼 변덕스럽고 지나칠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라고 한다. 일부 매체는 익명의 전직 테슬라 직원을 인용해 머스크가 애플에 반했고, 스스로를 잡스와 비교하는 것을 즐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직접 무대 위에 올라 차량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히는 모습 역시 잡스가 신제품을 설명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대신증권 소재산업재팀은 관련 보고서에서 "잡스는 소비자를 기쁘게 할 수 있는 극상의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반면, 머스크는 좀 더 큰 가치인 인류를 구원하는 비전, 재생에너지, 우주개척, 인공지능에 대한 경고 등 좀 더 큰 것에 몰입한다"고 분석했다.
◇ 기존 틀 뛰어넘는 혁신이 팬덤 형성 원동력
브랜드에 대한 팬덤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모델3 사용자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응답자들이 ‘모델3를 재구매하거나 지인과 가족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016년 컨슈머리포트 조사에서도 테슬라의 재구매의사율은 91%를 기록했다.
최근까지도 차량 마감이나 품질에 있어 여러 논란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팬 층이 있는 것은 우선 '테슬라=혁신'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제시했던 허무맹랑해보이는 목표들이 하나씩 현실화 되면서 결론적으로 전기차의 대중화와 자동차 업체의 지각변동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몽상가'로 불렸던 머스크 CEO도 이제는 혁신가로 재평가될 정도다.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테슬라 신드롬의 핵심으로 꼽힌다. 각종 핵심 부품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통신 위성까지 스스로 발사하고 있다. 보통 자동차 업체들은 그간 자신들의 차량 플랫폼에 제3자인 공급업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자율주행기술과 친환경차가 나오면서 소프트웨어와 처리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고 이 때문에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한계에 직면했는데, 테슬라는 즉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덕에 더 긴 운행거리와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옵션을 제공하는데 공들일 수 있었다. 애플이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던 것 처럼 테슬라 역시 좀처럼 경쟁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플랫폼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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