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무산은 네 탓' 싸움 본격화하는 금호·HDC… 2500억 향방은 - 조선비즈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면서 금호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계약금 2500억원을 둘러싼 소송전에 돌입했다. 인수합병 계약 해제를 금호산업으로부터 통보받은 현대산업개발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어 "금호산업은 거래종결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계약 해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거래 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금호산업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면서 "법적 검토 후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서로 거래 종결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책임 소재를 따지는 이유는 계약금 2500억원 때문이다. 매각 불발의 귀책 사유가 금호산업에 있다면 금호산업은 계약금을 현대산업개발에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에게 책임이 있다면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
귀책 논란은 재실사 허용 요구와 맞닿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달 6일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재실사에 대한 필요성과 진정성을 왜곡하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제만을 주장하는 금호산업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합병을 마무리 지으려면 기업을 들여다보는 실사작업이 더 필요한데, 금호산업이 이에 응하지 않고 계약 해제만 들먹인다는 뜻이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계약금 2500억원을 납부한 것 자체가 인수에 진지하게 임했음을 나타낸 것인데, 금호산업을 비롯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재실사 제안을 전면 거부하고, 거래무산의 책임을 온전히 현대산업개발에 전가한 것이 잘못됐다"고 했다.
이에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은 다만 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실시 요구에 앞서 기업 사정을 알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생각도 비슷하다. 지난달 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모든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HDC현산 측 주장은 상당 부분 근거가 없었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도 있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소송전에서 유리한 입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인수대금을 적어내기 전에 7주간의 인수 실사를 이미 진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산업은행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의 협상에서 인수대금 규모를 당초 계약한 2조5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낮춰주는 등 계약 성사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도 현대산업개발에 유리하지 않은 점이다.
다만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현대산업개발에 승산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포기한 한화그룹의 사례가 그 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6조3000억원에 매수하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케미칼은 9년 간의 법정 소송 끝에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절반 이상(1951억원)을 돌려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한화가 막대한 이행보증금을 지급하고도 확인실사를 하지 못 했다"면서 "이행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지 않는 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에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런 상황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또 이번 소송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이 계약서에 삽입한 ‘중대한 부정적인 변경 조항(MAC)’이 승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AC는 인수합병 계약이 이뤄질 때 매수인이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있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일종의 안전 장치다. 올해 초부터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황이 악화된 상황이 MAC조항과 연결되면 변론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2020-09-11 21: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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