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내놓은 'K-뉴딜지수', 코스피 4.6% 떨어질 때 10% 폭락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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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내놓은 'K-뉴딜지수', 코스피 4.6% 떨어질 때 10% 폭락 - 조선비즈

입력 2020.09.25 06:00

보름만에 바이오 뉴딜지수 시종 22조690억원 사라져
운용업계, 변동성 큰 지수 추종 투자손실 우려 제기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K-뉴딜지수(종합지수 1개+개별 지수 4개)가 발표 보름여만에 평균 10%가 넘게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뉴딜지수는 정부가 국가 재정과 민간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뉴딜펀드’의 투자지표로 삼기위해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분야(BBIG) 40종목(분야별 10종목)을 선정해 만든 것이다. 한국거래소(KRX)가 이달 4일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을 발표했고 7일부터 지수가 매 거래일마다 공시된다.

종합지수 성격의 ‘KRX BBIG K-뉴딜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7일(공시 시점)부터 24일까지 37조원 가까이 줄었고, 개별 지수인 ‘KRX 바이오 K-뉴딜지수’의 시총도 22조원이 넘게 감소했다. ‘KRX 인터넷 K-뉴딜지수’, ‘KRX 2차전지 K-뉴딜지수’, ‘KRX 게임 K- 뉴딜지수’ 등도 8~10%이상 시총이 사라지는 등 폭락수준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KOSPI)는 4.6%, 코스닥지수는 8% 가량 하락해 증시의 변동성이 컸지만 뉴딜지수는 이 보다도 더 큰 폭으로 내려간 것이다.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K-뉴딜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선정 방식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K-뉴딜지수는 시총 차이가 현격한 종목들을 동일한 비중으로 같은 K-뉴딜지수에 포함시켰는데 향후 상장지수펀드(ETF) 등 K-뉴딜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상품은 이런 지수산정 방식 때문에 시총 차이가 큰 종목들을 같은 비중으로 투자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름여만에 10%이상 급변하는 지수를 믿고 투자금을 맡겨야하는 자산운용업계의 고민이 크다.

국회는 K-뉴딜지수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을 규명하기 위해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논의하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부터 공시된 KRX BBIG K-뉴딜지수·KRX 2차전지 K-뉴딜지수·KRX 바이오 K-뉴딜지수·KRX 인터넷 K-뉴딜지수·KRX 게임 K-뉴딜지수 등 5개 K-뉴딜지수의 시가총액은 24일까지 평균 10.76%가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6%, 코스닥지수는 8.1%하락했다. K-뉴딜지수의 변동성이 코스피지수의 2배 이상, 코스닥지수 보다도 1.3배 이상 되는 것이다.

지수별로 보면 K-뉴딜지수 중 종합지수 성격의 KRX BBIG K-뉴딜지수는 시총이 지난 24일
291조8200억원(이하 종가 기준)이 됐다. 7일 공시 당시(328조6660억원)보다 36조8460억원(-11.2%)줄었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삼성SDI(006400), 카카오(035720), 더존비즈온(012510)등 12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개별 K-뉴딜지수 중에선 KRX 바이오 K-뉴딜지수의 시총이 가장 많이 줄었다. KRX 바이오 K-뉴딜지수의 시총은 7일 151조5000억원에서 24일 129조4310억원으로 22조690억원(14.5%) 감소했다. 이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알테오젠(196170)등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도 시총이 12조990억원(10.7%) 줄었다. 2차전지 지수에는 LG화학(051910), 후성(093370), 천보(278280)등이 포함됐다.

또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8조8770억원(9.0%), KRX 게임 K-뉴딜지수는 3조7980억원(8.4%)씩 시총이 감소했다.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NAVER(035420), 케이엠더블유(032500), 아프리카TV(067160)등 10개 종목이 포함된 지수다. 게임 지수에는 엔씨소프트(036570), 골프존(215000)등이 포함됐다.

10%이상 내려간 뉴딜지수의 변동성은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와 견줘도 크게 높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384.22에서 2272.70으로 111.52포인트(4.6%)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878.88에서 806.95로 71.93포인트(8.1%)내렸다.

그래픽 = 박길우

자산운용업계에선 시총 규모가 확연히 차이나는 종목들을 한 지수에 편입시키다보니 변동성이 큰 지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런 지수를 ETF 등 상품의 투자지표로 쓰라는 정부 지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다. 아무리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 해도 아프리카TV(시총 6356억6100만원·23일 기준)와 NAVER(시총 48조7040억9700만원)를 어떻게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딜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ETF가 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시총이 작은 기업과 큰 기업을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면 시총이 적은 기업들은 투자금이 늘어나 좋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중에 이런 식으로 시총이 적은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넣었다 ETF의 손실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했다.

뉴딜지수 산정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야당인 국민의힘은 다음달 국정감사에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 이사장에게 뉴딜지수를 왜 이런 식으로 산정했는지를 묻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25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국감 증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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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4 21: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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