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직업] ①‘식량난’ 해결의 주역, 식용곤충 식품 개발자 - 조선비즈
53.9kg.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1인당 육류 소비량이다. 돼지고기가 27kg으로 가장 소비가 많았고 이어 닭고기(14.2kg), 소고기(14.2kg) 순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파괴 문제도 커지고 있다. 사육과정에서 메탄가스가 과도하게 나오고 초원 등 녹색지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 ‘식용곤충’이다.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식용곤충은 소고기 등 일반 육류 식품보다 단백질 함량이 최대 77% 이상 높은 반면,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사료는 6분의 1 정도다. 온실가스도 적게 배출한다.

식용곤충이 대안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제품 개발도 한창이다. 그 일선에서 식용곤충 식품 개발자들이 뛰고 있다. 식용곤충 식품 개발자들의 업무는 일반 식품 개발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원재료를 갖고 조리방식이나 함량을 조정해 시제품을 만든다. 이후 맛과 제품성에 대해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 상용화로 이어진다.
식용곤충 식품 개발자들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기존에 환이나 분말형태의 건강식 위주였다면, 시리얼이나 파스타면 등 일상 식품도 나오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달 23일 다크초콜릿과 어묵에 곤충분말을 넣은 제품을 개발한 결과 항산화활성이나 단백질 함량 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쿠키인 비스코티에 곤충분말을 넣은 결과 감칠맛도 더해졌다고 한다.
그동안 식용곤충을 말린 뒤 분쇄해 사용하던 것을 넘어서 ‘밀웜볶음’과 같은 원형을 활용한 제품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으로 시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식품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통이나 기획 측면도 신경써야 한다는 뜻이다. 흔히 밀웜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는 ‘고소애’로, 흰점박이꽃무지는 ‘꽃벵이’로 애칭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미애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는 "어른에 비해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어린이를 상대로 한 식용곤충 식품을 개발하는 것도 활발한 상황"이라며 "결국 판로를 넓히려면 열풍이 불었던 ‘허니버터칩’처럼 스타 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푸드테크 기업 ‘퓨처푸드랩’의 류보아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특정 학과나 자격증보다 식용곤충 식품을 만들 때의 거부감을 동시에 해결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감각도 요구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식용곤충을 먹는 인구는 전세계 25억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유럽이나 서구권에서는 여전히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문화권에 맞는 식용곤충 식품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국내의 경우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일반 식품 기업과 비교해 규모가 큰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도 직업 선택에서 고려할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의 성장성은 분명하다"면서도 "직업으로 선택해 성과를 내기까지 긴 시간 연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0-12-31 19: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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