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있어요" 스마트카 시장서 광폭 행보 이어가는 화웨이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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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있어요" 스마트카 시장서 광폭 행보 이어가는 화웨이 - 조선비즈

입력 2020.12.30 06:00 | 수정 2020.12.30 06:39

美 고강도 제재 이후 스마트카 시장서 속도전
10월 스마트카 플랫폼 '하이카' 공개 이어
스마트스크린·150m 가는 라이다 동시 선보여
차량 제조에는 거리두기… 차 부품 공략 가속
미래 車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 "파급력은 의문"

지난 21일(현지 시각) 화웨이는 자체 개발 훙후 칩을 내장한 첫 차량용 스마트스크린을 공개했다. 미국 제재 이후 자체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였던 ‘아너’를 매각한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화웨이가 스마트폰 노하우를 기반으로 스마트카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스마트카 부품 공급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언론에 지난 11월 공개된 화웨이의 ‘스마트카 부품 업무관리 관련 결의'란 제목의 문건에서도 "화웨이는 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ICT 기술을 모아 자동차 기업이 좋은 차를 만들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카는 전기･전자･통신 기술을 융합해 고도의 안전･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다. 통신망에 상시 연결돼 있어 ‘커넥티드카’로도 불린다.

스마트스크린은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하면 스마트폰 주요 기능은 물론, 화웨이가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웨이의 스마트카 플랫폼 ‘하이카’와 연동되는 최초의 차량용 부품이기도 하다.

화웨이가 공개한 차량용 스마트스크린. /화웨이

8.9인치 화면에 측면에서 봐도 색의 왜곡이 적은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HD(1920×720) 해상도에 8대3 와이드스크린을 구현했고, 최대 화면 밝기는 700니트(nit·휘도의 단위)다. 어떤 날씨에도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를 명확히 볼 수 있도록 스크린 밝기를 조절하는 자동 빛 감지시스템도 제공된다.

같은 날 화웨이는 차량용 고성능 라이다(LiDAR)도 공식 선보였다. 레이저를 보내 물체를 감지하는 라이다는 자율주행기술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화웨이의 라이다는 96개 빔으로 150m 내 보행자, 차량, 고속 주행 차량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중국의 기술패권 전쟁이 지속되면서 화웨이가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 패권을 위해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현 핵심사업이라 할 수 있는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스마트폰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반도체 수급이 지속적으로 막힐 것으로 보고, 스마트카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 9월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시작한 이래 처음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40’을 발표한 10월 말 하이카 플랫폼을 동시에 공개했다. 하이카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의 대항마로 스마트기기와 차량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 지도, 메일 등을 차량에서도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넘어, 차량에 탑재된 각종 시스템, 센서 등과도 연결돼 차량관리·진단 같은 디지털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으로 차량에서 ICT(정보통신기술)의 가치가 70%는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또 20곳이 넘는 자동차 제조사와의 제휴를 통해 500만대 이상의 차에 하이카를 탑재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 이후 알짜 스마트폰 브랜드였던 ‘아너’를 매각했다. /AP연합뉴스

이처럼 부가가치가 큰 스마트카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화웨이는 최근 중국 광저우시에 자동차 연구에 중점을 둔 연구·개발(R&D) 기지를 세울 채비도 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의 전진기지이기도 한 광저우에서 주로 스마트카,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IoT)을 주로 연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광저우에 있는 도요타, 혼다 등 자동차 기업들과의 협업도 모색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최고의 차량용 플랫폼 업체’가 되겠다는 화웨이의 야심이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의구심을 보내기도 한다.

포브스는 "화웨이가 아너를 매각한 데서 보듯 미국 제재 가능성이 덜한 비즈니스 중심으로 이른바 ‘미니 화웨이’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은 자동차에서 재편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현지 시장은 모르겠지만, 중국 밖에서는 시장을 주도할 지배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많은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등 스마트카로 가기 위해 잰걸음하면서 전장부품, 반도체, 배터리 등 생태계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업체가 화웨이와 손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본 것이다.

김영우 SK증권 이사는 "애플이 스마트카의 틀이라 할 수 있는 운영체제, 반도체, 모뎀칩(통신용 칩)을 모두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해본다면,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모뎀칩을 구하지 못하고 있고, 반도체 칩을 설계한데도 이를 생산해줄 곳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주목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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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9 21: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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