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무주택 서민이 서울에서 디딤돌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주택금융공사(HF)가 운영하는 디딤돌 대출은 월 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규제지역 여부에 관계없이 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주택 담보 인정비율(LTV)을 70%까지 인정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도 연 1.85~2.40%로 시중은행보다 저렴해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창구 역할을 해왔다.
마찬가지로 LTV가 최대 70%까지 적용되는 보금자리론이 가능한 서울 아파트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소득 기준이 비교적 느슨하고,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1주택자도 이용이 가능한 보금자리론의 대상 주택가격 한도는 6억원이다.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2분위(하위 20~40%)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해 2월 6억1299만원으로 처음 6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3월에는 7억8954만원까지 올랐다. 통계적으로 보면, 서울에서 보금자리론이 가능한 아파트는 3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일 3억77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8일 5억8500만원에 매매됐다. 일년 만에 2억원 이상 시세가 뛰면서 디딤돌 대출이 막혔고, 상한선이 6억원인 보금자리론도 곧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의 부동산 시장은 고가 아파트보다 저가 아파트에서 상승세가 훨씬 가팔랐다. 지난 1년간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가격은 17% 오른데 비해, 1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은 같은 기간 28% 올랐다. 모아둔 돈과 대출, 전세금 등으로 구매가 가능한 아파트로 ‘패닉바잉’이 집중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매물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패닉바잉 수요를 일부 분산하는 역할을 했던 빌라는 올해 ‘2·4대책’으로 현금청산 위험성이 불거지며 거래가 얼어붙었다. 서울의 아파트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저가 아파트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자치구가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에서는 주택 매입시 LTV가 9억원 이하 40%, 9억원 초과 20%로 제한된다. 5억원짜리 아파트를 가정했을 때, 디딤돌 대출이나 보금자리론을 받는다면 대출금 3억5000만원을 제외한 1억5000만원만 자기 자금으로 마련하면 된다. 반면 시중은행을 통하면 2억원 밖에 대출이 나오지 않아 자기 자금 부담은 3억원으로 두배 커진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여기서 더 오르면 보금자리론도 막힌다’는 심리 때문에 매수세가 지속되며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은 6억원까지 빠르게 오를 것"이라면서 "대출 가능 주택 가격 상한선을 상향하는 등의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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