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4개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작성된 ‘ISS 기업 지배구조 지수(ISS Governance QualityScore)’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한지주·KB금융(105560)·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086790)는 모두 총점에서 최우수에 해당하는 1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구조(Board Structure) ▲경영진 보상(Compensation) ▲주주 권익(Shareholder Rights) ▲감사 및 위험 관리(Audit&Risk Oversight) 등 4개 분야로 나누어진 각론으로 들어가면, 평가가 다소 갈렸다.
신한지주의 주주 권익, 감사 및 위험 관리 등 2개 부문은 각각 최하위에 가까운 6등급과 8등급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경영진 보상 부문에서 2등급을 받았다.
ISS의 평가는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결과와도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해 기준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 4대 지주 중 가장 낮은 등급인 B+를 부여했다. 신한지주 A+, KB금융 A+, 하나금융지주 A 등 3개 금융지주사에는 A 대의 양호한 등급을 매겼다. 이는 모두 2019년에 매겨진 성적과 동일하다.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우리금융지주의 세부 평가 항목별로 살펴보면 환경(E) 분야에서 100점 만점에 43.4점을 기록해 B+, 사회(S) 분야에서는 59.8점을 받아 B+, 지배구조(G) 분야에서는 51.9점을 받아 B+를 받았다. 환경 분야의 점수를 끌어내린 데는 ‘환경 성과’가 저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체 환경 성과 평가 체계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환경 감사를 토대로 이를 기업 활동에 반영해야 하는데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 부분이 미흡했다고 지적된 것이다.
사회 분야에서는 근로자에게 양질의 근로 환경을 제공하거나 인권 보호와 관련한 책임을 충분히 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협력사·경쟁사와의 공정한 운영을 바탕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불공정거래나 부패 이슈가 없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부문에서도 미흡한 성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상장된 금융사들의 ESG 성적을 살펴보면 ▲BNK금융지주 A+ ▲DGB금융지주 B+ ▲JB금융지주 A ▲제주은행 B+ ▲기업은행 B+로 나타났다. 비상장 금융사들의 경우 ▲부산은행 A ▲전북은행 A ▲경남은행 A(2019년 B+) ▲광주은행 A(2019년 B+) ▲대구은행 B+ ▲한국씨티은행 B+(2019년 A) ▲한국SC은행 A+ 등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 ESG 경영의 중요성은 최근 들어 부쩍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ESG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들도 ESG 채권을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발행하고 있다. ESG 채권은 발행 기관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혹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올해 들어 은행권에서 발행된 ESG 채권 규모는 벌써 지난해 한 해 동안 발행된 ESG 채권(2조4500억원) 규모에 임박하고 있다.
ESG의 중요성이 여기저기서 대두되는 분위기이지만, 일각에선 ESG 경영 평가 지표가 난립하고 기준도 모호해 난감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처럼 기관마다 경영 평가 결과가 들쑥날쑥해 어느 곳에 기준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ESG 성과를 등급과 순위로 평가하는 기관은 세계적으로 100곳 이상에 달한다. 세부적인 평가 항목도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수년 내로 국내에서도 ESG 공시가 의무화되는 등 ESG 경영의 취지와 중요성에 관해서는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일관된 가이드라인(지침)이 없는 데다가, 기관별로 성적이 다른 경우도 있어 ESG 평가 등급 개선을 위한 경영 전략을 짜는 데 애로사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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