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대 짭짤한 이자' 특판…사흘 만에 1조3000억 몰렸다 - 한국경제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올렸다. 이 상품에 12개월 이상 만기로 가입하면 최고 연 3.0%의 금리가 적용된다.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를 넘어선 가운데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연 3%대에 진입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연 3%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인 ‘2022년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년6개월 만기는 최고 연 3.2%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 상품은 출시 사흘 만에 가입 한도 2조원 중 66%가량이 소진됐다. 이달 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최고 연 3.5%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을 내놨다.
저축은행들은 ‘수신액 사수’를 위해 발 빠르게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로 높였다.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기준) 평균 금리는 이미 연 3%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올해 최고 연 2.75%(현재 연 1.7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조만간 연 4%대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銀 年 3%대 특판 정기예금…출시 사흘만에 1조3000억 팔려
금리 인상기와 증시 하락장이 맞물리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자금이 안전한 은행 정기예금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 이어 시중은행에서도 연 3%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금 이동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일찌감치 연 3.0%를 넘겼다. SBI저축은행은 연 3.05%, OK저축은행은 연 3.3%로 끌어올렸다. 서울 HB저축은행의 e-회전정기예금 금리가 연 3.55%로 전체 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높다. 키움YES저축은행의 SB톡톡 회전yes정기예금(연 3.52%)과 상상인저축은행의 뱅뱅뱅 회전정기예금(연 3.51%)도 높은 편이다. 웰컴저축은행의 ‘e-정기예금’도 연 3.30%의 금리를 적용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연말까지 당국이 요구한 ‘중금리대출 비중’을 맞추려면 많은 수신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케이뱅크가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상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코드K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연 3.0%, 2년 만기 연 3.2%, 3년 만기 연 3.5%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부터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2.7%에서 연 3.0%로 올랐다.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속속 올리는 데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 상승을 용인하다가 예금금리와의 격차가 너무 커지자 예금과 적금금리를 높이도록 했다는 해석이다. 지난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 은행들은 예금 등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이자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박상용/박진우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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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4 08:3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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