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퇴직연금 낮은 수익률은 가입자 탓? 반은 맞는 말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모바일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62)
냉정하게 따져 보면 결국 예금상품 금리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이런 낮은 수익률은 과연 제도와 정책만의 탓일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은 편은 가입자를 주체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러하고, 반은 틀린다는 것은 가입자 스스로 자기의 권리를 찾지 않아서 그렇다는 의미이다.
현재 퇴직연금제는 높은 수익률을 제도의 최대 가치로 보는 경향이 짙다. 가타부타 상관없이 무조건 수익률만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요행이 아니라면 그런 것은 없을 것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 조건이 있다. 그것은 원리금 보장상품보다 실적배당상품을 늘려야 한다는 상품선정의 문제일 수도, 수익률도 못 올려 주면서 꼬박꼬박 받아가는 수수료 문제일 수도 있다. 또 투자지식이 일천한 가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디폴트나 기금형 제도의 도입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이들 대안이 근본적인 수익률 제고의 전제 조건일까?
한가지 명확한 퇴직연금제의 명제는 가입자가 주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제는 가입자가 제도 운용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현실은 가입자가 제도 운용의 객체이고 주변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미리 알았기에 퇴직연금제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정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퇴직연금 제도와 자산운용에 대한 교육을 법적 의무화한 나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런 취지의 가입자 교육이 성과를 내는 경우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매우 드물다.
최근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개선과 관련해 퇴직연금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가입자 교육의 성과는 효과성, 효율성, 만족도 측면 모두에서 낮고 결국 가입자 교육은 제 역할을 못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표1 참조〉.
퇴직연금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는 가입자가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교육 자체를 귀찮아하는 상황에서 퇴직연금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라 의미가 있어 보인다. 설문조사에서 가입자 교육 전문기관의 도입이 시급하고 이를 통해 가입자 교육의 재정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퇴직연금 종사자들은 향후 가입자 교육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첫째, 교육 내용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둘째, 교육 전문가 자격증 제도가 도입되어야 하고 셋째, 퇴직연금 모집인이 교육을 담당할 수 있게 허용되어야 하고 넷째, DC·DB형은 퇴직연금 사업자가, IRP는 모집인이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사되었다. 다만 모집인을 활용해 교육하는 것은 보통을 조금 넘는 동의를 보였다. 하지만 교육 내용의 표준화와 가입자 교육전문가 자격증 도입에는 상당한 동의를 나타내었다〈표3 참조〉.
한마디로 현재의 가입자 교육은 문제가 많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래에는 가입자 교육 전문기관의 도입, 가입자 교육 내용의 표준화, 교육전문가 자격증 제도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모집인이 교육 담당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퇴직연금의 궁극적인 목적이 수익률 증대를 통한 가입자 노후생활의 안정이라면 본인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가입자 스스로 노력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스스로 노력하게끔 이끌어 주기 위해 가입자 교육이 존재하는 것이다. 향후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는 당연히 이익을 중시한 영업행태를 보일 것이다. 그리고 가입자는 잘 몰라서 혹은 잘못된 편견으로 손실 리스크를 철저히 회피하는 성향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가입자 교육 현실화를 통해 가입자는 운용에 관심을 갖게 하고 수익률 제고에 적극성을 보이게 해야 한다. 이것이 퇴직연금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첩경이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퇴직연금제도에서 가입자가 주인 되는 길은 가입자 교육의 정상화에 있다.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0-08-08 05: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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