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현산-아시아나 '노딜'…2500억 반환금 소송 쟁점은 -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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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가 공항 카고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이제 아시아나와 HDC현산 사이에서 남은 건, 계약금 2500억원의 소유를 가리는 책임 공방 뿐이다.
지난 11일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합병(M&A)이 최종 결렬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6년여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이게 됐다. 채권단은 일단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을 지원하는 ‘플랜 B’를 가동해 고용을 유지하며,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 무산 여파로 2500억원대의 계약금 반환 소송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DC현산과 아시아나 모두 상대에게 인수 불발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향후 계약금 반환 소송 쟁점은 ‘거래 종결 선행 조건’을 지켰는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4월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이어 7월 말에는 재무구조 악화, 회계관리 부실 등을 문제 삼아 재실사를 요구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미 충분한 실사가 이뤄졌다”면서 재실사를 거부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배경의 ‘노딜’ 사례가 있었다. 한화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조선업이 정점을 찍던 시절 대우조선해양을 사기로 했다가 포기한 바 있다. 이후 한화는 이행보증금 3150억원에 대한 소송전을 진행했으나 1심과 2심에서 졌다.
하지만, 한화 측은 당시 계약 무산의 주요인이 확인 실사를 하지 못한 데다, 최종계약 체결 전 최소한의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해 대법원에서 결과를 뒤집었다. 서울고법은 2018년 파기환송심에서 산은 등이 한화에 약 1260억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대 결과도 있다. 2008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동국제강을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건설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쌍용건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동국제강은 인수가격 조정과 인수시기 1년 유예를 요청했다. 하지만 캠코가 이를 거부하면서 노딜로 끝났다.
동국제강은 2009년 12월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1년 패소하고 이행보증금 231억원을 전액 지급했다. 법원에 따르면 4개월간 충분한 자료 검토 시간이 있었고, 입찰 대금인 4600억원에 비해 이행보증금 규모가 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2009년 시작한 한화-대우조선, 캠코-동국제강 소송 건은 각각 2018년과 2011년에 결론이 나는 등 상당한 시간을 소요됐다. HDC현산과 아시아나 소송전 역시 몇 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 측은 ‘한화-대우조선’ 사례를 바탕으로 금호산업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계약금을 일부라도 돌려받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제주항공도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 등 총 225억원 반환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계약 해지가 무효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2020-09-13 05:50:5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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