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 조선소와 비슷"…니콜라=사기꾼 단정 못하는 이유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모터스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2월 트레버 밀턴 니콜라모터스 창립자 겸 CEO가 이탈리아 상용차 업체 CNH인더스트리얼과 제휴를 발표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니콜라모터스는 과연 사기극을 벌인 걸까. 단순히 사기냐 아니냐를 일도양단하기엔 복잡한 속사정이 있다. 결국 결과가 과정을 합리화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속성이어서다. 니콜라모터스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 4가지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스타트업은 ‘비전’을 먹고 자란다
미국 공매도업체 힌덴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테슬라가 3년 전 공개한 수소전기트럭이 실제로 구동되지 않는 것이며, 주행 사진 역시 경사로에서 굴린 것이라는 내용의 폭로를 내놨다. 힌덴버그 리서치 홈페이지 캡처
좌충우돌하던 테슬라가 성공 가도에 올라선 건 불과 2~3년 전이다. 모빌아이·엔비디아 등에 의존하던 자율주행 시스템온칩(SoC)과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저가형 전기차인 ‘모델3’ 양산에 성공하면서 ‘티핑 포인트’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업 3년 만에 첫 전기차를 내놓은 테슬라와, 아직까지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니콜라모터스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테슬라는 2006년 다른 전기차 업체의 플랫폼을 개량한 뒤 영국 스포츠카 회사 로터스의 차체를 얹어 첫 전기차 ‘로드스터’를 내놨다. 이후 모델S, 모델Y 등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중국 전기차 업체 바이톤이 사실상 파산한 점과 비교하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성공의 열매를 얻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사기꾼의 오명을 얻게 되는 셈이다.
니콜라모터스는 '사기 논란'이 벌어진지 나흘 만인 14일(현지시간) 반박문을 내놨다. 하지만 3년 전 공개한 수소전기트럭이 실제 구동되는 게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선 반박하지 못했다 니콜라모터스 홈페이지 캡처
②증명 못 한 니콜라…퍼즐은 완성 단계
비교적 문턱이 낮은 전기차에 비해 수소전기차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독자 개발해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선보인 업체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도요타·혼다뿐이다.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와 비교하면 경량화와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개발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 기술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미 GM이 1980년대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해 왔고, GM은 니콜라모터스에 제공하기로 한 ‘하이드로텍’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니콜라모터스가 2016년 발표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니콜라 원'. 사진 니콜라모터스
GM과의 제휴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도 있다. GM은 신주를 발행해 니콜라모터스 지분 11%(약 20억 달러 규모)를 취득했는데, 실제 투자금을 내는 게 아니라 자동차 양산시설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배터리 같은 엔지니어링 현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양산차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니콜라모터스로선 수소전기트럭의 ‘심장’과 양산의 노하우를 얻게 된 셈이다.
③GM은 왜 니콜라 편에 섰나
GM이 지난 3월 공개한 얼티엄 배터리와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니콜라모터스에 대한 20억 달러의 현물 투자를 통해 GM은 전기차 플랫폼의 진영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사진 GM
문제는 공동으로 이 플랫폼을 사용할 동맹(얼라이언스)이 부족하단 점이다. 독일 대표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플랫폼 MEB를 중국 업체들은 물론 미국 포드와 공유한다. 일본 도요타는 e-TNGT 플랫폼을 일본 완성차 업체와 공유하며,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은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eVMP라 불리는 플랫폼을 함께 쓴다.
막대한 개발비를 회수하기 위해선 동맹을 늘릴 필요가 있다. 니콜라가 내놓겠다는 전기·수소전기 픽업트럭 ‘배저’나 향후 등장할 수소전기트럭에 이를 활용하면 동맹 진영을 늘릴 수 있다. 최근 혼다와 내연기관 플랫폼을 공유하기로 한 GM의 선택은 이런 진영의 확대로 해석할 수 있다.
니콜라의 전기픽업트럭 배저. 배터리만으로 1회 충전 시 480㎞,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더하면 800㎞ 가까운 주행거리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니콜라모터스
니콜라모터스가 성공할 경우 딱히 현금을 쏟아붓지 않고도 현물 투자만으로 막대한 지분 평가익, 자본 이득(Capital Gain)을 얻을 수도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이 니콜라의 사기 논란 이후 “우리는 적절한 실사를 통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편을 들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④‘뉴 머니’와 ‘올드 머니’의 충돌
공매도 기업을 표방하는 힌덴버그 역시 ‘올드 머니’에 속하고, 폭로의 목적 역시 주가 하락에 따른 이익을 노린 것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니콜라모터스가 사기꾼이냐 아니냐를 따지기보단 뉴 머니와 올드 머니의 충돌로 보는 것도 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플랫폼 기업의 속성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라며 "이게 현실이 되면 테슬라나 (조선소 없이 배를 수주한) 현대중공업처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CES 2020에 등장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의 '엠 바이트'. '제2의 테슬라'를 꿈꿨지만 사실상 파산 상태다. 미래 차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는 결국 양산 단계까지 버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AFP=연합뉴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2020-09-15 23: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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