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는 바닷길 비싸지자 기찻길로 눈돌리는 기업들... 9개월새 철도 물동량 5배 늘어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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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는 바닷길 비싸지자 기찻길로 눈돌리는 기업들... 9개월새 철도 물동량 5배 늘어 - 조선비즈

입력 2020.12.15 06:00

유럽으로 가는 해상운송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철도운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차를 통한 운송은 선박보다 이동 시간이 짧은 대신 운임이 30%가량 비싸지만, 최근 해상 운임 급등으로 가격 차이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311.71을 기록했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로, 지난 10월 9일(1438.22) 이후 9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럽행 노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11일 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2948달러를 기록, 전주(2374달러)보다 24.2% 급등했다. 이는 약 6개월 전인 6월 5일 평균 886달러에 비해 170%가량 오른 수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조선DB

해상 운임이 연일 급등하자 수출 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육로 운송이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육로 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TCR은 인천·평택항에서 중국 웨이하이항 등까지 배로 이동한 뒤 중국 본토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향하고, TSR은 부산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보스토치니항까지 배로 간 후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가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쌌던 철도 운송이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본다. 종합물류기업 판토스에 따르면 유럽으로 향하는 철도운송 물동량은 지난 1월 300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10월 1500FEU로 증가했다. 약 9개월 만에 물동량이 5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를 타고 동유럽까지 가면 40일 정도가 걸리지만, TSR 등 기차를 이용하면 절반 가까이로 줄어든다"면서 "요즘 워낙 해운 운임이 비싸지고 배도 부족하다 보니 혹시나 쇼티지(공급 실패)가 날까 봐 철도 운송을 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LG화학(051910)은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반제품(배터리셀)과 장비 등을 TCR과 TSR을 통해 유럽으로 보내고 있다. 배터리와 같은 위험물은 대부분 해상으로 운송돼 왔으나, 해상 운임이 뛰자 특수 컨테이너를 이용한 철도 운송을 택한 것이다. 금호타이어(073240)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배로 실어 나르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철도 운송을 시작했다.

판토스 유럽향 신규 운송 서비스 루트(시베리아횡단철도 이용)와 해상 루트 비교. / 판토스 제공

TCR과 TSR을 이용해 철도운송을 제공하는 물류업체로는 현대글로비스(086280)와 CJ대한통운(000120)등 다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판토스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러시아 최대 철도 물류기업인 트랜스컨테이너사와 국내 TSR 운송 독점 공급권을 확보한 판토스는 지난 9월부터 TCR과 TSR 운항 횟수를 기존 주 1~2회에서 주 3~5회로 늘렸다.

덕분에 판토스는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작년의 전체 이익을 뛰어넘었다. 3분기만 놓고 봐도 4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15년 LG상사(001120)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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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 21: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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