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으니 제발 집 좀 팔아주세요"…'슈퍼갑' 된 집주인 - 한국경제
집주인 변심 잦아…잔금 앞두고 잠수 타기도
"제발 팔라" 매수자들 읍소하지만…거래 쉽지 않아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주택 매매와 전세 매물 시세가 붙여있다. /뉴스1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매도자가 '슈퍼갑'이 된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매수 희망자들이 집주인의 호가를 다 받아내고, 집을 팔아 달라고 읍소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매도인 우세' 시장이 뚜렷해지며 매수자들은 돈이 있어도 집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13일 서울 부동산 업계 및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강남·북 할 것 없이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시세 수준의 매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매수 대기자들이 집주인들에게 계약금을 보낼 계좌번호를 얻기 위해 각종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계좌번호로 계약금을 넣어도 끝이 아니다. 집주인들의 변심은 시도때도 없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뉴스1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엔 집값이 워낙 뛰면서 사업 추진이 더뎌 입주까지 기간이 긴 정비사업 단지도 없어서 못 산다"며 "집주인들이 계약을 앞두고 혹은 계약 후 중도금을 쏠 계좌번호를 다시 내놓지 않고 잠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이어 "집주인들이 각양각색의 핑계를 대며 계약을 미룬다"며 "얼마 전엔 계약서를 쓰기 5분 전 갑자기 가족이 상을 당했다며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주인도 있었다. 값이 계속 오를 것 같으니 집주인들의 변심이 잦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일대 빌라 및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뉴스1
남편 김 씨는 "집주인이 배우자와 의논해보겠다고 하더니 연락이 두절됐다"며 "집값을 500만원 정도 더 올려주겠다고 했지만 매도자가 결국 배액배상을 하기로 하며 계약이 무산됐다"고 푸념했다. 그는 "집을 알아본 지 한달이 넘었는데 매수 의사를 밝힌 집 마다 가계약금을 보내겠다고 하면 집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한다"며 "매매 과정에서 마음을 많이 다쳤지만 영원히 집을 사지 못할까봐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한편 서울에서 매물은 줄고 거래도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매수세는 강해 시장에서는 '매도자 우위'가 뚜렷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5.3이었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지난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13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민간 시세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조사에서도 비슷하다. KB 매수우위지수는 최근 102.0을 기록해 지난주(99.7) 보다 상승하면서 100을 넘겼다. 지난 2월 셋째 주 이후 18주 만에 처음 기준선을 웃돌게 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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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2 21:09:4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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