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전세제도 갖춘 한국, 일본식 버블 붕괴는 없을 것" [뉴스원샷] - 중앙일보
일본 도쿄 도심 전경. 도쿄 시내 단독주택 단지와 맨션이 보인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부동산 위키]
박상준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인터뷰
정부가 '휘슬'을 꺼냈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상투’ 경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잇따라 경고성 발언을 했다.
'큰 폭' 조정 가능성
홍 부총리는 "서울 아파트값이 실질 가격 기준으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인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한 데 이어 “하향 조정 내지 가격조정이 이뤄진다면 시장의 예측보다는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며 폭락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국 집값이 과거 일본을 따라갈 수 있다는 말인가. 국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의문이다. 1990년대 초반 ‘버블’(거품) 붕괴 이후 폭락을 경험한 일본 주택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다.
박상준 교수
도쿄 집값 15년새 40% 올라
- 코로나 이후 일본 집값도 많이 올랐나.
2006년 분양받은 도쿄 아파트값이 40%가량 오른 것 같다. 매입할 때는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올랐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적다.”
(OECD에 따르면 일본 집값이 1992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부동산연구소 통계를 보면 도쿄 집값이 1993년 6월 대비 58% 떨어진 뒤 2005년 11월 바닥을 쳤다. 지난 5월 기준 40% 상승했지만 1993년 6월의 60% 수준이다. 근 30년간 40% 하락한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은 180% 올랐다.)
그래픽
- 서울 강남에서 아파트값이 평(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일본 집값은 어떤가.
서울에서 괜찮은 지역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15억원이라면 일본에선 10억원 정도다. 일본보다 낮은 한국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한국 집값이 훨씬 비싼 셈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 사라져
- 일본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는 이유는.
일본에는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사는 수요가 없다. 세입자가 원하면 얼마든지 거주할 수 있고 임차인 보호가 지나칠 정도로 강해 집이 없는 데서 오는 공포도 없다.
주인이 들어가 살고 싶어도 세입자가 계속 살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세입자를 내보내려면 뒷돈을 줘야 할 정도다. 너무 과도한 세입자 보호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강도 높은 규제에도 한국 집값이 많이 올랐다.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 정부 정책이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신을 키웠다. 정권이 바뀌어도 기본 틀은 달라지지 않는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
소득이 집값 움직임 좌우
- 한국 집값에 버블이 끼었다고 보나.
한국 주택시장 구조가 일본과 많이 달라 일본식 버블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본다. 특히 한국에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전세제도가 있어서 집값 하락 버팀목 역할을 한다. 앞으로 집값은 소득·경제성장에 달렸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소득이 늘어나면 소득과 집값 괴리가 줄어들고 현재 집값도 굳어지게 된다.”
-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외곽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에선 도심 회귀로 신도시가 실패하지 않았나.
2021-08-14 16:18:1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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