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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삼성 VS 퀄컴·하이닉스…새로운 `반도체 동맹`나오나 [MK위클리반도체]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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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삼성 VS 퀄컴·하이닉스…새로운 `반도체 동맹`나오나 [MK위클리반도체] - 매일경제

[MK위클리반도체] 미국의 반도체 두 거물인 인텔과 퀄컴이 잇달아 한국 대표 기업들과 협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한미 반도체 동맹을 결성하면서 새로운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삼성 이재용-인텔 CEO 회동 파운드리 협력설 나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서울에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두 회사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지 열흘 만에 글로벌 반도체 1·2위 업체의 수장이 만난 것입니다.이를 두고 양국 정상의 반도체 동맹 강화 움직임에 대한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화답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겔싱어 CEO는 이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나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PC 및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업계에서 이 둘의 만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라이벌'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에서 94조1600억원(약 8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790억달러를 올린 인텔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종가'로 불리는 인텔을 앞선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라이벌이면서 동시에 서로 시너지를 내는 동반자 관계이기도 합니다. 특히 삼성의 메모리와 인텔의 CPU 간 협업이 강력합니다. DDR5(PC와 서버용), LPDDR6(모바일 기기)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의 호환성이 중요한데, CPU 시장에서는 인텔의 표준이 전 세계 컴퓨터의 표준이 됐을 정도로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과 인텔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메모리와 CPU 간의 호환성 테스트를 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세트(완성품) 제품 분야에서도 두 회사는 협업 관계입니다.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에는 최신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등이 탑재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향후 협업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인텔은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했습니다. 이에 앞서 삼성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에 이어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겔싱어 CEO는 지난해 1월 실적 발표에서 "우리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한 외부 파운드리 사용을 더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주력 제품인 CPU는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 칩셋 등의 제품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에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퀄컴, SK하이닉스와 ARM 인수 컨소시엄 꾸리나


인텔과 삼성이 연합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또 다른 국내 반도체 축인 SK하이닉스는 퀄컴과의 연대를 강화하려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ARM 지분에 대한) 투자에 관심 있는 당사자"라며 "ARM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고 반도체 산업 발전에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아몬 CEO의 발언은 SK하이닉스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3월 28일 SK스퀘어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M&A) 대상 업종으로 반도체를 첫손에 꼽으며 ARM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그는 같은 달 30일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도 취재진에게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며 "전략적투자자(SI)와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아몬 CEO는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을 따라 한국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 인물입니다. 그는 2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동석했습니다. 올 1월에는 'CES 2022'에서 박 부회장과 직접 만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 퀄컴이 ARM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내비친 것은 최근의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투자에는 외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기업가치가 조정을 받았을 때 우량 회사를 사들여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입니다. 특히 아몬 CEO가 공동 투자 가능성을 암시한 것은 엔비디아의 실패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퀄컴이 당분간 물밑 협상과 눈치 작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아직 인수전 초반인 만큼 퀄컴의 동향을 한동안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찬종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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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4 02:01: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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