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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못 산다"…미아동 아파트 줄서서 '패닉바잉'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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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노도강' 중심 패닉바잉 재확산
지방에서도 수요자 몰리고…1인 가구까지 가세
대출 규제 완화 '방아쇠'…더 치솟는 서울 집값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 아파트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2주도 안돼서 전용 59㎡ 물량이 싹 나갔어요. 물량이 없다보니 이제 전용 84㎡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다음에 문의할 때는 이 물량도 없을 거예요. 빨리 알아보시는 게 좋습니다."(강북구 미아동 A공인 중개 관계자)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등 서울에서 외곽지역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대출 규제가 완화되자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가 중저가 아파트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자들은 주로 2030세대다. 이들을 중심으로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과거의 패닉바잉과는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매수자들이 물건을 골랐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대기했다가 매물이 나오면 즉시 사고 있다. 세입자나 주변지역 거주자들이 매수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전국에서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대출 규제 풀리고 벌써 3가구 팔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아파트'에 현지 실수요자는 물론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3건이 거래됐고 지난달에는 무려 30건이 거래돼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가 됐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 6일 6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싸게는 5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던 이 단지는 불과 6개월 만에 1억원이 올랐다. 작은 면적대 아파트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전용 84㎡ 가격도 이달 7억8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 단지 전용 84㎡ 호가는 현재 9억5000만원까지 나왔다.

노도강·금관구까지 번진 '패닉 바잉'. 사진=한경DB

노도강·금관구까지 번진 '패닉 바잉'. 사진=한경DB

이 단지 인근 H공인 중개 관계자는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많다.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문의가 몰린다"며 "서울에서 이 정도로 저렴한 가격대의 아파트가 없다보니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 뿐만 아니라 인근 벽산라이브파크,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정릉풍림아이원 등도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노원구도 비슷하다.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이 치솟은 상계동 대신 중계동 등 노원구 다른 동네로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노원구 중계동 M공인 중개 관계자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온 이후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손바뀜이 많이됐다"며 "중계무지개 전용 39~49㎡는 독신 직장인 위주로, 전용 59㎡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대출 규제 완화 이후 문의도 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출 규제 완화, 중저가 아파트값 밀어올려
중저가 아파트를 사기 위해 2030세대가 다시 몰리고 있다.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2030의 비중이 10명 가운데 6명에 달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소재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산 사람 가운데 생애 첫 취득자는 4만5920명이다. 이 가운데 2030세대는 2만9818명으로 전체의 60.2%였다. 지난 달만 놓고봐도 전체 6229명 가운데 2030세대는 3725명으로 59.8%다.

대출규제가 완화된 것이 실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부터 무주택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60~70%까지 높아졌다. 기존에는 규제지역에서 LTV가 40~50%였는데 우대율을 최대 20%포인트로 확대됐다. 규제안에 언급된 주택 기준가는 8억~9억원이다. 다만 대출 가능한 최대 금액은 4억원으로 대출 혜택이 가장 많이 보는 집값은 6억~7억원대다.

도봉구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여력이 일부 부족해 망설이던 젊은층이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며 "중저가 아파트들 매물이 점점 시장에서 소화되니 향후 전체적인 가격은 더 오르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15% 상승했다. 지난 3월 다섯째 주(29일) 0.05%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6주 연속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맷값도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내놓은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평균 10억1417만원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이다. 강북 지역 평균 아파트값은 9억290만원으로 집계돼 이 역시 9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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